모더니즘 시

공부 2016. 2. 24. 19:41
어원으로 볼 때 'Modernism'의 어근이 되는 라틴어 'modo'는 'just now' 즉 '바로 지금'을 뜻하지만, 일반적으로 모더니즘은 1914년경 제1차 세계 대전을 전후하여 유럽에서 발생한 예술 사조를 지칭할 때 사용되는 용어이다. 모더니즘의 시기는 대체로 1890~1930년으로 볼 수 있으며, 모더니즘이 가장 왕성한 결실을 맺었던 때는 1920~1930년대이다. 세계 대전으로 인한 불안과 혼돈은 구질서에 대한 회의와 반발을 야기했으며, 모더니즘은 바로 그러한 기존의 체제와 양식에 대한 비판을 그 중심 내용으로 하고 있어서 흔히 아방가르드(Avant-garde)와 연관된다.

모더니즘 이론에 지적인 근거를 제공한 이들은 찰스 다윈, 제임스 프레이저, 프리드리히 니체, 칼 마르크스,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같은 이들로, 이들은 지금까지의 사회, 종교, 도덕, 인간, 자아의 개념에 지주가 되어왔던 확실성에 의문을 제기한 인물들이다. 찰스 다윈은 진화론을 주장함으로써 기독교 전통을 뒤흔들어 놓았고, 프로이트는 인간의 심성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했다. 특히 니체의 '신은 죽었다'라는 명제는 19세기의 절대적인 가치 기준을 전복시킴으로써 모더니즘의 등장에 가장 큰 단초를 제공했다.

모더니즘은 19세기 리얼리즘은 말할 것도 없고, 이 무렵 부르주아 사회가 굳게 믿고 있던 사회적·경제적·도덕적·철학적 전통과 인습을 배격한다. 리얼리즘(Realism)이 우주나 자연 또는 삶의 실재를 '있는 그대로' 모방하거나 재현하는 것을 예술의 목표라고 생각했다면, 모더니즘은 삶의 실재를 객관적이고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것으로 보았다. 리얼리즘 문학이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태도를 취하며 문학의 사회적 기능을 강조하였다면, 모더니즘 문학은 '예술을 위한 예술'의 입장을 주장한 유미주의의 이론적 뒷받침을 받고 있다.

모더니즘은 문학뿐만 아니라 다양한 예술 일반에 걸쳐 일어난 운동으로 미술에서는 지금까지의 구상적 틀을 벗어난 조르주 브라크와 파블로 피카소의 큐비즘이 대표적이며, 음악에서는 전통적 멜로디와 리듬을 깨뜨린 스트라빈스키나 쇤베르크 같은 인물이 대표적이다. T.S.엘리엇은 『황무지』에서 언어의 표준적 흐름을 단편적 발언으로 바꾸었으며, 거기에는 삶을 무의미하고 공허한 것으로 바라보는 실존주의적 관점이 반영되어 있다. 제임스 조이스 역시 『율리시즈』에서 '의식의 흐름'기법을 통하여 이야기의 연속성을 해체하며 기존의 표준 인물 묘사 방식을 이탈하고 있다. 모더니즘은 이처럼 기존의 관례와 적격(decorum)을 깨뜨림으로써 새로운 예술형식과 문체를 창조했으며 그를 통하여 부르주아 문화의 규범과 경견성에 도전했다.

모더니즘 예술의 특징으로는 '기성 전통과의 단절', '주관적 경험과 개인주의', '문학의 독자성과 자기목적성', '실존주의적 인생관' 등을 꼽을 수 있으며, 객체보다는 주체를, 외적 경험보다는 내적 경험을, 집단 의식보다는 개인 의식을 훨씬 높게 평가한다. 그런 점에서 모더니즘 예술에서는 '창조적인 예술가'라는 개념이 강조된다.

모더니즘은 혁신적이었으나 역설적으로 보수성을 지니고 있었다. 전통과 인습에 맞서 혁명적인 태도를 보이던 모더니즘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비판적인 기능을 잃고 일종의 전통으로 굳어지게 된다. 난해한 모더니즘 문학 작품들이 대학의 정규 과목이 되면서 전통에 대한 비판력을 잃어버린 모더니즘은 시효성()을 상실하고 20세기 후반 포스트모더니즘으로 대체된다.

한국의 모더니즘은 1930년대를 전후하여 발생하였다. '구인회'라는 단체가 그 중심에 있으며 정지용, 김기림, 이상, 박태원, 이효석, 김광균, 오장환, 최명익, 신성적, 장서언 등이 1930년대 모더니즘의 대표적 인물들이다. 정지용과 김광균은 이미지즘시를 창작하였으며, 박태원, 이상, 최명익 등의 소설가는 '의식의 흐름'이나 내적 독백에 의거한 심리주의 방법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모더니즘의 개념에는 다양한 시도들이 포함되지만 작품을 통해 도시적 소재와 근대 문명을 다루면서 도시적 생존 방식과 도시적 감수성을 작품 속에 쏟아 부었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모더니즘은 어쨌든 기존의 문학과는 달리 창작 기술의 혁신과 언어의 세련성 추구를 목표로 하였다.

1930년대 모더니즘은 김기림이 그 한계성을 시인하면서 소멸되지만 1950년대에 다시 모더니즘 운동이 전개된다. 1950년대는 한국 전쟁 이후 사회 전반에 절망감과 회의가 만연된 시기로 모더니즘은 그 속에서 새로움을 모색하고자 한 시도로 볼 수 있으며, '후반기 동인'의 활동이 그 주축을 이룬다. 김경린, 임호권, 박인환, 김수영, 양병식 등이 대표적인 모더니스트이다. 김수영의 실험정신, 김춘수의 실존에 대한 탐색, 박인환과 김종삼의 모더니즘적 서정으로서의 이국정서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529923&ref=y&cid=41799&categoryId=41800


'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비평 new criticism  (0) 2016.02.24
포스트모더니즘  (0) 2016.02.24
이미지즘  (0) 2016.02.24
러시아 형식주의  (0) 2016.02.23
낭만주의 문학  (0) 2016.02.23
Posted by 습작생
,